고양이

고양이 drizzle 2009. 10. 7. 03:26
뽈르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다. 예쁜 강아지는 그저 한 번 흘깃 쳐다볼 지라도 길가에 돌아다니는 집없는 고양이는 어떻게 해서든 꼭 만져보고 싶어 안달이었다. 반면 시몽은 고양이에 별 관심이 없었다. 싫어하지는 않지만 뽈르만큼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시몽은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하면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부른다. 쭈쭈쭈. 개도 아니고 고양이가 좋다고 달려올리 없건만 시몽은 고양이가 혹시나 다가오지 않을까 빠지지 않고 혀를 찬다. 잠시 고양이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어두움 속으로 사라지면 시몽의 기억도 어두워진 한 켠으로 가라앉는다. 고양이의 도도한 걸음걸이를 감탄하며 반짝이던 뽈르의 눈을 떠올린다.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뽈르는 독특한 의성으로 흉내내곤 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뽈르는 고양이를 만나면 쫓곤 하겠지. 그 독특한 울음소리를 내며.
Posted by 여름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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