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12 01:24] I miss you...

[2004.12.12 01:24] I miss you... 일상단상 2006. 5. 5. 03:53

그 때는 하이텔이나 천리안, 나우누리가 아직은 건재했던 시기였고 전화선을 이용하는
모뎀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적잖이 존재했다. 하지만 PC방이 창궐하면서 슬슬
개인사용자들도 ADSL이나 케이블망을 이용해서 한정된 공간의 텍스트속에서만 머무
르지 않고 많은 이미지와 멀티미디어- 반면에 텍스트들의 역할은 그와 비례해 줄어든-
를  찾아 나서던 때 였다.

개인홈페이지에 대한 관심도 차츰 높아질 때여서 지금처럼 세련되고 다양한  레이아웃
을 제공하지는 못했지만 각 포털에서 제공하는 기본폼에 맞추어 어찌어찌 홈페이지라
고 만들어 놓던가 간혹은 아예 계정을 구해서 직접 HTML을 코딩해서 사이트를 구성하
던 꽤 수준 높은 사람들도 늘어갈 때였다.

세상이 끝난 것만 같던 날들,
높디 높은 장대위에 앉아있는 곰마냥 어쩔줄 몰라했던 날들,
그 즈음 난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낮에는 도서관에 틀어박혀 이 서가 끝에서 저
서가 끝까지 정신없이 책을 들여다 보고, 자료실이 문을 닫으면 PC방으로 가선 게임보
다는 뭔가를 멍하니 읽고 보며 그 위태함을 눌러가던 때였다. 그 시기에 어쩌다 우연
히 알게되어 위안을 받던 사이트가 있었다. 가장 먼저 들르고 계속해서 띄워놨으며 자
리를 뜨기전에 마지막으로 refresh 해보던 그 곳.

아마 아 이곳.. 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하지만 거의 '사조직'에 해당하는 곳이었으며
지금처럼 뭔가 회자가 되면 그 함량과는 상관없이 바로 '떠'버리는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아는 사람이 지극히 적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덕에 다행히 너도
나도 몰려들어대는 탓에 그 좋은 분위기가 변질되는 꼴은 보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그런 시기가 오기전에 사이트의 오너들이 문을 닫아 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척 dry 하고 강직하며, '이기적'이면서도 세상에의 이타심을 잃지 않고 저마다 외치
는 'Kool'이 아닌 진심으로 말하건데 사는 태도 자체가 'COOL' 했던 사람들.

오늘 문득 그리워서 다시 들러보았다. 재미있는 것은 그 두 사람 모두 문은 닫았으되
자신의 계정은 그대로 살려놓았다는 것.. 사실은 계속 이런 상태였다. 그중 한 분은
3년 째...

가끔은 이들이 문득 소리소문없이 다시 문을 열까 싶어서 들러보곤 한다. 그들과 난
서로 인사를 나눈정도였으며 오랫만에 들러도 기억을 해줄 정도였지만 난 그들 두 사
람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덧붙여서*
- 이 글은 현재는 업데이트 하지 않고 있는 이글루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SK 인수 소식을 듣고 향후 추이를 보고 폐쇄여부를 결정하려고 합니다만 일단은 제가 남기고 싶은 몇 개의 글은 천천히 옮겨올까 합니다.

- 첫번째의 빠이뉴스는 이 글을 쓰면서 한 번 가봤더니 이제 대문도 뜨질 않는군요. 도메인이 개인 도메인으로 쓰일만한 것도 아니고 상업사이트에서 가져갈만한 것도 아닌데다가 '홈페이지 준비중'이라는 안내가 떠있는 것을 보아 혹시나 빠이님이 다시 개장을 준비중이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빠이뉴스에 같이 오가던 분께 얼핏 전해듣기로는 빠이뉴스를 다시 열어볼까 하는 논의가 주인장과 손님들간에 오갔던 적이 있다니 은근히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안내문구나 이미지는 영 그 분 스타일이 아니더란 말이죠..음.

그리고 이 글을 가지러 이글루 블로그에 갔는데, 며칠전에 저처럼 저 사이트가 문득 그리워서 검색을 해보던 중에 찾아왔다며 반갑다고, 자신도 무척 그립다고 코멘트를 달아주신 분이 있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허허.

- 두번째의 고가님네는 얼마전에 다시 문을 여셔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생각나서 들렀는데 문을 열어놓으신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던지요. 고가님 오겡끼데스까 - 라는 말에 머리속이 하얘졌다고 하시더군요 :)
Posted by 여름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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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잡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분이 두어분 있는데
    불행하게도 인연의 끈이 끊어져버렸네요....
    어떤땐 그렇게 끊어지는 인연도 좋은 인연이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습니다.ㅠㅠ;;;;

    2006.05.05 22:01
    • BlogIcon 여름저녁 2006.05.06 0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에 잡넘님을 일찍 뵈어 그런 말씀을 들었다면 그런 인연이 뭐 좋아요- 했겠지만 지금이라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갑니다.

      그 약간의 이해가 가능한 것이 왠지 착잡해요.. :(

      지금 여긴 비님이 자박바박 오고 계십니다. 잡넘님이 계신 그 곳에도 오고 계실까요...

  2. BlogIcon pol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은 죽을걸 알면서도 살잖아 .사랑은 원래 유치한거에요

    2013.07.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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