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3.15 만년필 (1)

만년필

만년필 일상단상 2009. 3. 15. 21:42

<소원>

오늘 하늘이 소원 한가지를 들어주셨어요

만년필의 잉크가 이제 조금씩 나오거든요


2005년 1월 5일 00:02

#
그당시 가지고 있던 만년필은 펠리칸 m100 구형 모델이었습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올라가기 얼마전에 백화점에 갔다가 아버지께 선물 받은 이래 주욱 써왔으니 어언 20년이 훌쩍 넘은 펜입니다.

이 펜으로 수학문제도 풀고, 영어 단어장도 쓰고, 일기도 가끔
끄적거리고 나이 얼추 들어서는 연애편지도 종종 쓰곤 했으니, 대단할 것은 없지만 저의 인생 대소사를 제법 많이 알고 있는 펜입니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장만한 몇 자루의 만년필과 함께 여전히 제 할일을
하고 있는 보물같은 펜입니다.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는 펠리칸의
모델중에 m150 이 그 계보를 잇고 있으며 지금 가격으로 환산한다면야 6~7만원 남짓하겠지만 잃어버리거나 파손된다면 다른 어떤 펜보다도 마음이 아플 그런 펜입니다.

아마도 2005년 1월 5일에는 이 할배 만년필의 잉크 흐름이 좋지 않아
속을 썩이다가 잉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나봅니다. 소원 운운한 것을 보니 한 일주일쯤 속 썩은 듯 합니다 :)

#

EF(Extra Fine) 이었던 닙(Nib)의 크기는 긴 시간 종이에 부벼댄 탓에 최근 만년필 닙의 M 사이즈에 육박하는 굵기로 변해버렸고, 잉크 흐름도 과해졌습니다. 저가형 만년필이긴 하지만 피스톤 필러(배럴-만년필의 몸통-안에 직접 잉크를 충전시키는 방식) 타입이기에 잉크를 넣고 빼는 동안 돌려대는 횟수를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끝부분의 놉(Nob)도 조금씩 깨지기 시작합니다.

펠리칸 만년필의 장점은 닙파트 교환이 쉽다는 점입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새 닙으로 갈아줄까 펜샵에 들렀는데 문득 생각나 물어보니 마침 펠리칸의 캘리그라프 닙* 1.1mm 짜리 재고가 딱 2개 남았다고 합니다. 그것도 m100에 어울리는 스테인레스 닙은 1개뿐이더군요.

펠리칸 캘리그라프닙, 그것도 1.1mm는 펜샵에서도 드문 제품이라서 반색하며 얼른 사서 이것으로 갈아주었더니 또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오랜 세월 자연스레 연마된 닙의 여유로운 기분과는 또 다른 풍성하되 예리한 새 닙의 감촉이 무척 좋습니다. 

펠리칸의 실사용기로 새로 한자루 장만할 생각이 있던 터라 애써 EF 혹은 F 닙을 구매하지 않은 것은 잘 한 결정입니다. 아무래도 노후한 탓에 잦은 필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분전환 혹은 명문 단문 필사용으로 이따금씩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깨지기 시작한 놉 문제만 조심하면 큰 문제없을 듯 합니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까지 함께 한 시간동안만 더 제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캘리그라프 닙은 끝이 납작하게 가공되어 가로획은 가늘고 세로획은 굵은 필체 구사가 가능한 특수 닙입니다. 0.9~1.1mm 까지는 일반 필기용으로 사용 하시는 분이 종종 계십니다. 그 이상은 일상필기용, 특히 한글 필기는 힘듭니다.

아래 사진에 닙파트만 따로 나와 있는 것은 캘리그라프 1.1 닙을 장착하고 빼 둔 오래된 EF닙 파트입니다.

폰카메라라서 저정도가 한계입니다. 언젠가 화질 좋은 디지탈 카메라가 생기면 또 올려보지요.




Posted by 여름저녁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todak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만년필은 시간이 좀 묻어나야 만년필 답습니다.
    조금 많이 거짓말 더하면 저 만큼 산 만년필이네요.
    만년필 관련글을 좀 뒤적거리다가 들려 흔적 남기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2009.11.30 08:21

1 
하단 사이드바 열기

BLOG main image